소백산(02/03)

종주코스; 죽령~제2연화봉~천문대~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천동마을(23.14Km)

소요시간; 6시간 50분

함께 한 이; 큰아들, 둘째 아들, 그리고 나

날씨; 적당한 햇볕으로 시작, 비로봉근처에서 칼바람. 산행하기엔 더 없이 좋은 날씨

 

산행감상;

죽령휴게소에서 KT중계탑을 오르는 약 4Km를 제외하곤 대체로 평이한 코스임.

산꾼들의 흔적이 많아서 그런지 대체로 눈길이 제대로 나 있어 지난번 덕유코스처럼 길이 없어 헤메는 사태는 없었음.

산불예방기간이라 그런지 유난히 공원관리공단직원들의 단속이 심한 것 같았으며 일부 봉들에서 버너 피우다 걸려 벌금처벌 받는 걸 목격함.(붙잡히면 벌금 맞죠? ^^)-> 지킬 건 지키는 게 좋겠음.

 

후기;

 재작년 12월 아들놈들이랑 한라산 산행하다 둘째놈 저체온증으로 잡을 뻔한뒤 거의 1년 2개월만의 부자산행임.

기왕이면 아들놈들이 자원병으로 나서주면 고맙겠지만 엄마의 강제징집에 의해 끌려나온 탓에 원망과 한탄으로 산행시작함.

뇌물작전으로 모든것이 무마되었지만 강제징집으로 인한 부작용(?)도 일부 나타남..^^

 

산행기>

 

재작년 겨울, 모처럼 아들 2놈이랑 나, 이렇게 3부자가 의기투합이 되어 한라산 겨울산행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기상변화로 진달래 능선을 지나서 부터는 칼바람이 몰아쳐 뿌연 백록담 정상에서 덜덜 떨고있는 둘째놈을 데리고 부랴부랴 하산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하마터면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을 잡을 뻔했었다.

그렇게 보낸지 1여년만에 다시 모처럼 3부자 의기투합하여 소백산을 찾기로 했다.

물론 아빠의 강요에 의해서 끌려나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들이 좋다.

강요의 효과가 나는 탓일까?

큰 놈이 첨부터 쳐지기 시작한다.

둘째놈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둘째는 선두에서도 저만치 앞서 나가고, 어쩔 수 없이 큰 놈의 뒤에서 이끌어 간다.

다행이 죽령휴게소를 지나는 곳은 바람이 없다. 하지만 눈들이 길을 막고 있어 아이젠과 스패츠를 차고 출발한다.

지도상으론 죽령고갯길이 완만한 것으로 되어 있어나, 생각보다 경사가 급하다.

하늘은 더할 나위없이 푸르고 꼭 가을의 중심에 와 있는 듯 하다.

제2연화봉을 지날 때까지 큰 놈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다.

심설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산꾼들이 산 능선을 점령해 있다.

아이들이 허기져한다.

죽령휴게소를 출발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한창인지라 연화봉에서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였다.

길이 아닌데, 우리가 자리를 잡은 옆으로 산꾼들이 줄을 넘어 길이 아닌 길을 간다.

밥먹는 내내 신경이 쓰인다.

큰 놈의 얼굴에 약간의 화색이 돈다. 안심이 된다.

소백산의 칼바람이라고 했던가?

죽령휴게소에서 느끼지 못했던 살을 에는 바람이 몸을 움추리게 한다.

옷을 여미고 길을 나선다.

눈에 확 들어오는 한참되어 보이는 계단..

꼭 예전의 한라산의 계단을 보는 듯하다.

가기도 전에 질린다.

넓은 하얀 눈 광장중간에 아담히 보이는 짙은 나무색의 나무집.

사진에서 보는 한 장면이다.

그 뒤로 비로봉이 보이고 우리는 그 곳을 오른다.

하산길...

어떻게 알았는 지, 일부 산꾼들은 비닐을 준비하여 눈 썰매를 즐긴다.

애들이 부러워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오랜만에 아이젠을 신어 그러는 지 애들이 발통증을 얘기한다.

죽령휴게소를 출발한 지 7시간,

3부자는 천동마을에 다다르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소백산.gpx

0.0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