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산행일기

영남알프스(석남터널~능동산~배내고개~간월산~신불산~영축산~지산리)

so so 2008. 9. 23. 00:00

일자; 08년 9월 21일

누구랑; 나홀로

날씨; 흐림

종주코스; 석남터널 휴게소~가지산 갈림길~능동산~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축산~비로암~지산리주차장

               (총 19.54Km)

소요시간; 8시간 50분

  08:32 휴게소 출발

  08:50 갈림길

  09:57 능동산

  10:24 배내고개

  11:06 배내봉

  12:41 간월산

  12:57 간월재

  13:45 신불산

  15:10 영축산

  16:42 비로암

  17:21 지산리 주차장

접근로;

  평택에서 밀양까지 기차로(전날 밤 11시 35분 출발, 새벽 3시 55분 도착)

  밀양에서 석남사로 버스로(4,700원)

  석남사에서 석남터널까지 렌트카(8,000원)

탈출로;

  통도사에서 부산 노포동까지 버스(2,000원)

  노포동에서 부산역까지 전철(1,300원)

  부산역에서 평택까지 KTX와 무궁화로 환승하면서(30,600원)

  저녁 11시 50분 집도착

 

간월재에서 약수터가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다. 대신 약수터까지 조금 내려가야 할 듯.

식사장소로 간월재나 신불산 정상을 추천하고 싶네요.

이 곳에서 불을 피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 지...

 

아쉬운 점은 제가 카메라를 두고 카메라 집만 들고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바람에 억새의 화려한 군무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네요. 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제느낌으로는) 환상 그자체였습니다.

 

어머니를 뵈러 밀양길을 나선다.

지난 추석때 성묘를 하지 못해 겸사겸사 배낭을 꾸려 밤차를 탔다.

활짝 핀 억새밭도 좋지만 살짝 수줍게 흩날리는 풋스런 억새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을거란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2년전에도 어머니 뵈는 겸해서 표충사에서 재약산과 천황산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늦가을이었기에 이미 억새는 다 말라 억새대만 남아 있었다.

기차를 타기전 내내 억수같은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아 내심 걱정은 되었지만 기왕 맘 먹은 것, 진행하기로 했다.

오히려 날씨가 덥지 않을 것같아 오히려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밀양에 내려 택시를 타고 어머니가 계시는 산속으로 밤길을 나섰다.

간단히 준비한 상으로 어머니를 뵙고 석남사로 가는 첫차를 타고 석남사로 간다.

시작도 하기전에 문제가 생겼다.

분명, 출발전 알아본 바로는 석남사행 버스가 석남터널 입구에 세워 준다는 말을 들었는데, 인제는 세워주질 않는단다.

할수없이 석남사에 도착, 라면으로 아침을 떼운 뒤, 렌트카를 불러 석남터널로 나섰다.

초가을, 그것도 일요일이라 산꾼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내가 첫 손님이란다.

갑자기 걱정이 앞선다.

전 날, 비가 내린터라 분명 풀잎사이에는 많은 물을 머금고 있을텐데..

예비양말도 하나밖에 준비못했는데..

아니나 다를 까,

전혀 사람의 흔적이 없다. 이슬로 몸이 젖고 산 길을 가로지르고 자리잡고 있는 거미줄이 얼굴을 스쳐간다.

능동산에 도착도 하기전에 신발속에 물이 가득하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시작도 안했는데..

얼굴과 옷에는 거미줄이, 그리고 바지와 신발은 가득 젖어있다.

능동산에 다다르자 배내재에서 오르는 몇 팀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가 배내재에서 출발하나 보다..

배내재를  지나 배내봉에 다다르는 동안 그냥 평범한 뒷동산이다.

군데 군데 설익은 억새가 보이지만 이정도로 이름 떨칠 영남알프스가 아닌데..

약간은 가벼운 실망감까지 든다.

등산로는 평범했다. 오히려 잘 닦여진 시골 길 같다.

조금지나 약간 힘에 부친다.

간월산이다. 그래도 천고지가 넘어 그런지 산모양같다.

근데 이게 웬 일..

샌달에, 슬리퍼에 그냥 동네 마을 산보차림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알고보니 간월재까지 차가 그냥 올라온다.

지리산의 성삼재를 보는 것같다.

짜증 만배..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샌들에 슬리퍼라니..

그래도 간월재를 보면서 입에서 탄성이 나온다.

그럼 그렇지..

역시 영남알프스다..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광활한 풀밭이다. 아니 억새밭이다.

황금으로 옷을 입고 억새밭에서 춤을 춘다.

모두가 식사하랴, 사진 찍으랴 바쁘다.

보호길을 따라 신불산을 오른다.

역시 힘에 부친다. 하지만 입은 다물어 지지 않는다.

이어지는 억새밭은 이름 모를 늪지대를 지나 영축산까지 이른다.

그래서 산아저씨 아줌마들이 기를 쓰고 이 곳을 찾나보다.

특히 신불산정상에서 영축산까지의 길은 사자평을 연상케한다.

사자평은 백삼십만평의 억새 군락지이다.

이곳 신불산정상의 늪지대는 비록 삼십여만평에 이르지 않지만 그 규모는사자평에 못지 않다.

영축산에서 흔적을 남기고 비로암으로 내려 가는 마지막 마무리 길..

장난이 아니다.. 아니, 무섭기까지 하다.

산행기를 보면 비로암길은 가능하면 피하라고 한다.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기에..

90분에 이르는 하산 길..

직벽이다. 그리고 돌길이며 바윗길이다.

앞서 내려간 아낙네들.. 울고 불고 난리다.

'아버지, 돌 내려 가유.'

이 말이 딱 어울리는 코스다.

결국 무릎이 이상하다.

한동안 괜찮았는데..

절룩거리며 1시간 반을 내려 비로암에 다다른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비로암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한참이다.

통도사부근에 차량을 통제한다.

주차장도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

겨우 한시간을 지나 지산리 주차장..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버스정류소까지의 안내도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황홀지경에서 마지막 아쉬운 점이다.

 

이 주뒤, 영남알프스를 다시 찾는다.

물론 코스는 다르지만(석남터널~표충사), 영남알프스의 만추의 즐거움을 한껏 하리라..

 

 

 

 

 

 

 

 

 

 

 

 

 

 

 

 

 

 

 

 

 

영남알프스(동부).gpx

 

영남알프스(동부).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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