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산행일기

영남알프스(10/4~5, 석남터널~능동산~천황산~재약산~표충사)

so so 2008. 10. 6. 09:09

 

 

 

 

에필로그

 

영남알프스를 크게 세개의 군으로 나뉜다.

운문산과 가지산을 이루는 가지산군(청도지역), 능동산, 천황산 그리고 재약산을 이루는 사자평군(밀양지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월산,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을 이루는 신불산군(언양, 양산지역).

2주전, 성묘차 밀양에 들러 어머니를 뵙고, 내친김에 석남터널에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을 돌아 통도사를 다녀왔다.

그때도 전날 내린 비로 안개가 자욱해 제대로 억새를 느끼지 못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런지 이번 산행에서도 시야가 좋지 않았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저녁부터 비가 내릴거란다.

산악회가 근 2년만에 준비한 무박산행인데 약간은 걱정이 되었고, 내내 하늘을 쳐다보곤 했다.

산행동안 간간히 안개비가 내렸고 안개도 짙게 끼었지만 다행히 종주를 마치는 동안 깨끗한 날씨속에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재작년, 어머니를 뵈러 온 길에 표충사에서 사자평을 지나 얼음골로 내려온 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나 혼자였고, 초겨울이라 약간은 스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산이라 그런지 낯설지 않고 포근했었다.

 

넓게 펼쳐진 사자평위에 가을 빛을 받아 하늘거리는 억새풀은 짙어지는 가을색을 뱉어내고 있었고 나무와 풀들도 가을향기를 받아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인지 천황산을 지나는 동안 다른 산꾼들은 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다행스럽게도 우리들만의 가을을 한껏 누릴 수 있는 기쁨에 우린 내내 즐거웠다.

산행하는 내내 바람은 없었지만, 구름이 하늘을 가려 신선한 날씨속에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하산하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라 지쳐있는 우리 회원들을 힘들었지만, 그리고 모처럼의 장시간 종주로 몸이 힘들고 졸립고 피곤하지만, 자주 있지않는 기회이기에 모처럼의 가을속의 무박은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이고 기운이기에 기쁜 마음이 더 컸을터이리라.

 

올라오는 길, 회장단에서 울산에서 준비한 뒷풀이 음식으로 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한 소주와 회로 마무리 파티..

늦은 열시 후반에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가을정취를 흠뻑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산행이다.

 

석남터널입구~석남고개삼거리

생각보다 일찍 터널입구에 도착한다.

넉넉하게 왔음에도 평택에서 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3시 40분경에 도착했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출발지에 도착하는 내내 하늘을 보았다.

별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되었지만 아직은 비는 내리지 않는다.

터널입구 주차장의 음식점들은 모두 불이 꺼졌고 아무도 없다.

단지 터널의 밝은 빛만이 존재하고,,

지난 주, 아침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몇 음식점들이 불을 켜고 밖을 살핀다.

간단히 준비를 마친 일행들은 선두를 따라 터널옆의 길을 따라 산 길을 오른다.

오르는 길이 가파라서일까?

초입길이 의외로 지체된다.

지난 번 단독으로 오를때는 15분정도 소요되었는데 그지 30분 정도 지나 버린다.

하지만 모처럼의 야간산행이어서인지 모두의 얼굴이 밝다.

 

석남고개삼거리~능동산

후미에 서서 천천히 산길을 걷는다.

지난 번, 이곳을 지날때 잎새에 머금은 이슬때문에 신발과 양말이 흠뻑 젖어 무지 고생한 기억이 있다.

다행이도 오늘은 이슬이 없다.

우리보다 선행한 다른 팀들 턱일까?

아무튼 오늘은 상쾌한 산행일 것 같다.

함께 산행하는 일원이 자꾸 넘어진다. 아무래도 야간산행에 익숙하지 않아서인가보다. 그래서인지 앞사람을 놓치고 결국은 둘만이 남았다. 안개가 짙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TV 드라마에서 보던 전설의 고향 분위기다.

조금은 음산스럽지만 조심조심 길을 지난다. 저 위에 낯익은 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능동산이다.

가볍게 흔적을 남긴다.

 

능동산~약수터~헬기장~샘물산장

 안개때문에 땅이 질다.

약수터를 지나면서 조금씩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흐린 날씨때문에 일출은 물건너가고..

곧 임도가 나타난다. 아까보다 더 환해졌고..

헬기장에 도착할 무렵, 선두와 교신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간격이 많이 벌어진 듯하다.

헬기장에 이르러 환해진다.

능선을 따라 오른다.

근데 이슬이 몸에 전해진다.

선두가 지났으면 이슬들이 다 털어져야 하는데.. 혹시..

아니나 다를까, 선두가 산행로를 벗어났다. 임도로 계속 진행하나 보다.

능선에 억새가 장관이다. 잠시 우리는 선두를 잊고, 광경을 사진에 담았다.

능선정상에서 한 산꾼이 비박을 하고 있다. 민폐를 끼칠까 싶어 조용히 조용히 옆을 지나가고..

억새가 우거져 길이 제대로 보이 질 않는다.

억새에 묻어 있던 이슬들이 옷을 젖게 해 조끼가 흠뻑젖어 있다.

바지를 타고 신발속으로 들어갈까 전전긍긍이다. 속도 모르고 함께 가던 횐님은 사진삼매경에 빠져 입이 다물어 지지않는다.

한참가다 교신이 된다. 역시나, 경로를 벗어났다.

어쩔 수 없어 샘물산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겨우 겨우 샘물산장에 도착한다. 모두가 아침식사중이다. 아니, 많은 회원님들은 식사를 마쳤다.

알고보니 선두보다 약 1시간정도 지체한 것 같다. 기운이 빠진다.

 

샘물산장~천황산~재약산 

간단히 준비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마치고 쉬는 둥 마는 둥하여 바로 선두로 나선다. 함께했던 마지막 회원님에게는 미안하지만..

보호로가 준비되어 있다.

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기억인데..

약간씩 안개비가 떨어지지만 그냥 배낭덮개만 하고 우의없이 그냥 오른다.

보호로 사이로 키높이의 억새가 우거져 있다.

넓은 광야가 눈에 들어온다. 그 광야를 억새가 덮고 있다. 가을 속의 산길에 잠시 빠진동안 어느새 천황산에 도착한다.

표지석과 돌무덤..천황산이란는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있다.

후미를 기다려 도착하는 것을 보고 재약산으로 향한다.

약간의 경사로를 따라 가벼운 암벽을 오르니 금방 재약산을 바로 앞둔 암벽군이다.

경치가 장관이다. 잠시 경치에 흠뻑젖어 시간을 빼았기고, 바로 재약산 정상에 도착했다.

저 아래에 안개가 뿌였게 하늘로 오른다..

 

재약산~고사리분교~층층폭포~표충사

거의 5시간을 산행함에도 모두의 얼굴은 활짝피었다.

무박이기에 졸립고 피곤할텐데.. 다행이다.

다시 후미에 빠졌다.

모두 앞서나가고 남은 세사람은 세월을 낚으며 천천히 하산한다.

이제 오를 산은 없고 하산만 남아있다.

포천에서 온 모산악회가 천황산을 향해 오른다. 아침일찍 포천에서 출발했단다.

거의 열두시가 다되었는데..

고사리분교터에서 어느가족이 배드민턴을 치며 여가를 즐긴다.

밑에서 이곳까지 와서 배드민턴을 치며 여가를 보내다니.. 부러운 가족이다.

앞서갔던 회원님들이 뒤로 빠져있다.

임도를 잠시돌아 계곡으로 들어간다.

눈에 들어온 구름다리와 층층폭포..

다시보니 반갑다. 전에 왔을때는 수량이 많아 제법 폭포같았는데.. 조금은 초라해 보인다.

내려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전에는 오르는 길이라 느끼지 못했지만 하산하는 길이 이럴 줄이야..

고르지못한 돌 길이 부담이 된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온다.

가끔씩 눈에 들어오는 계곡절경이 천하일색이다.

저아래 계곡에서 우리 일행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

우리도 합류할까하다 그냥 계속하산한다.

표충사근처에 이르러, 나중엔 제대로 싯지못할 것같아 계곡에서 잠시 얼굴과 발을 씻었다.

아직 주차장까지는 2킬로 남짓..

표충사입구 주차장에 다른 산악회에서 온 대형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부럽다. 여기서 무료주차장까지 2킬로인데.. 오천원만 투자하면 회원모두가 삼십분정도 더 쉴 수 있는데.. 기사아저씨의 융통성이 아쉽다.

모두가 파김치이다. 하산하는 길이 크게 무리를 가했나 보다..

총 9시간 20여분.. 18킬로..

늘 종주하는 사람도 힘들 판에 모처럼 무박에 나섰던 분들에게는 크게 힘이 들었을거란 생각에 약간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완주한 기쁨이 더 크리라.. 그것도 무박으로..

 

 

 

 

 

 

 

 

산행기록

- 종주코스; 석남터널~터널삼거리~능동산~샘물산장~천황산~재약산~고사리분교~층층폭포~

                 표충사입구~주차장(18.09Km)

- 소요시간: 9시간 25분

   03:50, 석남터널 출발

   04:20, 터널삼거리

   05:38, 능동산

   05:58, 약수터

   06:13, 헬기장

   07:37, 샘물산장

   08:32, 천황산

   09:50, 재약산

   10:45, 고사리분교

   11:02, 층층폭포

   12:55, 표충사입구

   13:18, 주차장

Tip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내려오는 길이 의외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가파르기도 하지만 바위들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따르는 곳이다.

능동산에서 조금내려오면 약수터가 있다.

그리고 샘물산장에서 식수를 탱크에 담아 제공을 한다.

식수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표충사입구를 차가 지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주차비를 별도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무료 주차장은 입구에서 한참(30분정도)이나 떨어져 있어 기왕이면 주차비를 주더라도 안으로 들이는 게 체력적으로 좋을 듯..

샘물산장과 털보산장주변에 의자와 탁자들이 마련되어 있어 식사하기엔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샘물산장에서는 라면을 끓여준다. 얼만지는 모르겠다. 내가 시켜보질 않아서..

능동산을 내려와 임도를 따라 헬기장에 도착한 뒤, 코스가 분명치 않다.

임도를 따라 갈수도 있지만 주코스는 능선이다. 능선길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능선을 오르면 환상적인 억새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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