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9정맥(완료)/백두대간1차(북진_완료)

대간 35구간(미시령~진부령, 최종)

so so 2010. 6. 28. 10:49

일자: 10년 6월 27일

 

구간: 미시령~상봉~대간령~암봉~병풍바위~마산봉~진부령(15.47Km)

 

누구랑: 대간 친구들이랑

 

날씨: 우중 산행

 

소요 시간 : 8시간 42분

 01:38, 미시령 출발

 03:01, 상봉

 03:50, 화암재

 04:04, 신선봉 갈림길

 05:23, 대간령

 06:04, 암봉

 06:49, 병풍바위

 08:00 마산봉

 09:19, 알프스 리조트 입구

 10:20, 진부령

 

삼 년전 이맘때, 그냥 내 지르고 싶었습니다.

산을 제대로 다닐 수 있는 체격은 아니었지만 우리 나라 곳곳을 누비고 싶은 욕망이 있었습니다.

차일 피일 미루다 일단 저지르고 보잔 심산으로 홀로 밤 버스를 타고 지리산으로 향했고.

지리산으로 향한 지 삼 년이 지나 덕유산, 소백산을 돌아 설악산을 지난 뒤 마침내 진부령에 도착합니다.

지나는 동안 힘들었던 일,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조그만 추억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저 역시 산꾼으로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삼 년 동안 나름대로 긴장을 했었나 봅니다.

휴전선 이남의 끝봉우리인 마산봉을 지나자 무릎에 진통이 느껴집니다.

지난 설악구간을 18시간동안 종주할 때도 아무렇지 않더만..

나의 몸도 끝이란 걸 아나 봅니다.

 

종주를 끝냈다고 제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나는 산속을 헤멜것이고 남은 정맥을 마무리짓고자 발걸음을 옮기겠지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대간을 무사히 종주했다는 성취감은 간데없고, 이제 뭘 하지하는 약간의 허탈감이 느껴집니다.

 

 

 

 

 

 

 

미시령~상봉~화암재~신선봉 갈림길~대간령(6.05Km, 2시간 45분)

오늘은 온 거리가 붉은 색으로 덮이는 날.

남아공 월드컵 16강이 열리는 날입니다.

우리 붉은 전사들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8강을 위해 일전을 벌입니다.

고민끝에 일단 용대리로 이동, 대간 친구들은 어느 식당에 자리를 잡고 응원전을 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함성에도 불구, 우루과이에 1:2로 석패하게 되고.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대간구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위해 미시령으로 향합니다.

지난 달의 미시령과는 분위기가 틀립니다.

조용한 미시령 휴게소..

우리팀 말고도 다른 두 팀을 실은 버스 두 대가 함께 합니다.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구요.

 우의를 챙겨입고 출발 채비를 합니다.

  

조용히 하지만 신속하게 휴게소 옆으로 접근합니다.

  

절개지를 따라 올라 언덕에서 잠시 휴게소를 내려다 보구요.

아직 두 팀이 출발하지 않았는 지 두대의 버스는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와 함께 제법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산행은 계속됩니다.

눅눅한 날씨와 비때문에 온 몸은 땀과 비로 흠뻑 젖습니다.

참다 못해 우의를 벗고 젖은 몸으로 산행을 진행합니다.

평탄하지 않고 제법 급한 경사로는 상봉까지 이어 질 듯.

 

상봉에 다다를 즈음..

설악구간에서 겪었던 너덜길을 또 다시 경험합니다.

하지만 지난 황철봉에 비하면 아주 착합니다.

 

휴게소를 출발한 지 1시간 반,

내리는 비를 뚫고 상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잠시 상봉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내리는 비때문에 다시 길을 나섭니다.

  

다소 급한 길을 내려와 화엄재를 통과하고 곧장 십여분을 치고 올라 신선봉 갈림길에 도착.

갈림길에서 조금의 지체도 없이 바로 대간령으로 내려 섭니다.

  

설악구간의 출입금지 팻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를 맞고 출발한 지 4시간 반..

아직도 비는 멈출주를 모르고..

 

대간령~암봉~병풍바위~마산봉(3.51Km, 2시간 37분)

이제 절반을 남긴 듯 합니다.

그리고 오늘 대간길의 최고봉이자 마지막 봉인 마산봉을 지나면 실질적인 대간은 끝나게 되구요.

대간령에 다다를 즈음 날은 밝았습니다.

급하게 치고 오릅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걸음이 유난히 힘듧니다.

급한 경사로를 가쁘게 오른 지 40여분, 암봉에 가기전 전망좋은 언덕에 오릅니다.

 

빗방울에 들풀에는 빗물을 가득 머금었습니다. 

  

이름모를 언덕에 대간님들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남겨져 있습니다.

 

언덕은 운무로 가득하고 시야도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어렴풋이 오늘 구간의 최고 난이도인 병풍바위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 하지만 뚜렷하게 그려지고.

 

언덕을 지나자 또다른 너덜지대가 나타납니다. 

 

암봉입니다.

 

지체하지않고 길을 곧장 듭니다. 직벽에 가까운 경사로가 나를 그로기로 몰아갑니다.

그나마 내리는 비로 몸을 식힐 수 있어 다행입니다.

병풍바위 정상에 다다른 듯..

 

병풍바위에 올라 저멀리 산마루를 내려다 봅니다.

 

들꽃이 탐스럽게 열려있고.

 

병풍바위에서 뻗어나간 능선이 마치 대간길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들은 대간길로 잠시 착각.

20여분 알바를 하게 됩니다.

기왕 알바를 한 김에 적당한 곳에 비를 피해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병풍바위에 올라섭니다.

반대길로 잠시 되돌아 전진하다 왼쪽으로 난 대간길을 발견합니다.

 

대간령을 출발한 지 2시간 반..

우리가 갈수 있는 대간길중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을 합니다.

마산봉입니다.

  

대간길 마지막 봉우리에서 기쁜 마음으로 인증샷을 날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 마산봉 갈림길에 도착을 합니다.

 

마산봉~진부령(5.98Km, 2시간 27분)

이제 하산하는 길만 남았습니다.

알프스 리조트로 하산, 그리고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면 진부령입니다.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긴장이 풀렸어 일까요?

오른 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지난 설악구간을 18시간을 진행해도 멀쩡하던 무릎이 겨우 6시간을 못 견디고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느껴집니다.

천상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하산을 합니다.

 

리프트 출발지인듯한 곳입니다.

리프트 기둥이 보입니다.

 

 

중간 지점으로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저멀리 리조트 시계탑이 보이구요.

 

한창 리모델링 중인 알프스 리조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진부령까지 4킬로가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표지판을 따라 임도로 길을 진행합니다.

 

예비군 훈련장도 보입니다.

남은 4킬로 구간이 마치 정맥을 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팻말을 따라 Go! Go!

 

 

진부령으로 가는 임도길.

 

이제 대간 끝점인 진부령 1킬로 앞입니다.

 

끝에 다다를 즈음, 나뭇가지에 내가 가져온 리본을 달아 증표로 남깁니다.

 

 

대간 기념지에 역시 흔적을 남기고.. 

  

 

드뎌 진부령에 도착합니다.

진부령 고개를 지키는 반달곰이 저의 완주를 축하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는 진부령 정상입니다. 해발 520m!

  

완주를 축하해주는 우리 반달곰..

 

 몸이 비에 젖고 무릎이 말을 듣지 않지만 진부령 이정표에 종주 축하를 날립니다.

 지리산을 출발한 지 36개월만에 우리 땅을 돌아 돌아 여기 진부령에서 통일의 날까지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