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 한남금북 2구간(말티고개~구룡치~수철령~구티재~탁주봉~시루산~구봉산~바깥대안길)
일자: 10년 7월 29일
날씨: 구름, 그러나 찜통
종주거리: 실거리 23.69Km
소요시간: 물보충위해 탈출시간 약 50분 포함해서 12시간 6분
08:09, 말티재 출발
08:25, 산삼재배지 초입
09:26, 산삼재배지 끝점
10:01, 구룡치
10:44, 수철령
11:54, 8번 지방도
13:00, 구티재
13:50, 456봉
14:17, 거북치(물 보충위해 약 1시간 인근 구티리로 탈출)
18:25, 시루산
19:17, 구봉산
20:09, 바깥 대안
갈때, 말티재에 차를 주차
올때, 택시로 차량 회수(바깥 대안에서 말티재까지 4만원, 정상적인 요금은 아닌 듯 함)
누구랑: 어느때처럼 나홀로
이번 구간은 중복이라는 날 답계 무섭게 찌는 폭염과, 가로 막힌 시야때문에 앞만 보고 갈수 밖에 없는 지루함, 그리고 질리리 만큼 오르내림이 큰 구간의 특성등 이 삼박자가 아주 매끄럽게 잘 맞아 떨어진, 정맥꾼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구간이라 하고 싶습니다.
더우기, 마지막 차량회수를 위해 보은읍내 택시를 불러 말티재로 가는 동안 바가지로 느껴지는 택시요금때문에 업친데 겹친 구간입니다.
식수 안배를 잘 못해, 3리터의 물도 모자라 거북치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자존심(?)때문에 구티리까지 나가 식수를 보충받아 진행하는 바람에, 소요시간도 생각지도 않게 1시간여가 추가되었습니다.
땀에 흥건하게 젖은 옷때문에 내 몸은 소금에 절여진 멸치젓갈처럼 온 몸이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고, 후반들어 종주내내 옷이 몸에 붙어 쓰리고 따가웠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앞서 가신 정맥님들의 산행기로 사전 답사를 하여 마음의 각오는 하였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33도를 넘은 폭염이 체력의 소모에 가속도를 붙여 이내 지치게 했는 지도 모릅니다.
결국은 8시를 훨씬 넘겨 바깥 대안에서 대안리 고개로 넘어가지 못하고 바깥 대안까지의 종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숲으로 시야가 가려져 지루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구요. 말티재를 출발, 바깥 대안에 도달하는 12시간동안 산행로에서 인적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 구간은 폭염속의 중장거리 산행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행동인지 몸으로 겪은 구간이라 하겠습니다.
말티재~구룡치~8번지방도~구티재(11.05Km, 4시간 51분)
대간길을 마치고 조금은 느슨해 졌나 봅니다.
더위를 핑계로 6월을 미루다 아무래도 이러다간 영영 못 끝낼 것 같아 새벽길을 나섭니다.
평택을 떠나 보은읍에 도착하여 읍내 해장국집에서 선지국으로 아침을 하고, 밥도 한그릇 얻어 점심을 준비합니다.
차를 보은읍에 두고 말티재로 가려다 그냥 말티재에 두고 이따 상황을 봐서 택시를 타든, 버스를 이용하든 하여 회수를 할 생각으로 말티재로 향합니다.
지난 번, 다리가 풀려 힘들게 도착했던 말티재..
오늘 이 곳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 질 모양입니다.
벌써부터 바깥 기온은 29도를 가르키고..
잘 하는 짓인지 모르지만 걱정은 나중으로 미루고..
준비를 끝내고 말티재를 출발합니다.
처음부터 치고 오릅니다.
준비운동도 못했는데..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치고 오르기를 20여분..
산행기에서 많이 듣고 보았던 산양산삼 재배지에 도착을 합니다.
안내문 자체는 거부감이 없지만 굳이 길 능선을 가로 막으며 이렇게 보기 흉하게 철망에 검은 비닐망을 하여야 하는 지..
산양 산삼 재배가 끝나고 이 망들이 깨끗하게 치워질지 의문입니다.
산삼재배지 초입을 출발, 1시간 여동안 5~6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 내린 듯..
초입을 출발한 지 1시간 만에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을 만납니다.
이 곳을 끝으로 산삼 재배지와의 만남은 끝이 납니다.
모처럼 제법 평탄한 내리막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오르내림을 다시 시작합니다.
출발한 지 2시간 남짓
구룡치입니다.
온 몸은 땀으로 흠뻑..
물을 약 4리터, 그리고 맥주 1캔을 준비했는데..
맥주 1캔으로 목을 축입니다.
지난 시간은 두시간밖에 안되었는데 몸은 쳐집니다.
그 나마 가는 길에 만난 들꽃이 구간의 어려움을 잠시 잊게 해 줍니다.
오르 내림은 계속되고..
애기 상황버섯으로 보이는 짙은 황색 버섯이 나뭇 가지에 붙어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수철령입니다.
잠시 영역을 표시하고 숨을 고릅니다.
642봉을 지나 내리막을 내려 가는 길에 야생 도라지 꽃을 발견..
이 지역에는 유난히 도라지와 고사리가 많이 보입니다.
내려오는 길,, 가벼운 언덕을 하나 치고..
임도로 보이는 길을 만납니다.
하지만 개울을 만나 잠시 헷갈립니다.
분명 리번은 보이는 데..
이 곳에서 잠시 두리번 두리번..
GPS를 확인해보니 정맥길은 저 아래 도로를 가르키고..
아마도 저 곳이 8번 지방도..
개울을 건너지 않고 임도 아랫 숲으로 잔가지를 헤치고 아래로 내려서니 고추밭이 나옵니다.
그리고 포장되어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서고..
그리고 만난 8번 지방도..
잠시 흔적을 남기고..
하지만 열기는 장난이 아닙니다.
다시 시멘트 길을 따라 지방도를 가로 지릅니다.
경사도가 꽤 되는 산길을 올라섭니다.
지나온 마을 길을 되돌아 보며 숨도 고르고..
어렵사리 오른 423.
통신 시설이 보입니다.
다시 내려서며 올라섭니다.
이러기를 수차례..
차량소리가 들리고..
도로가 보입니다.
그리고 거북이 한마리도 보이고..
구티재입니다.
아스팔트의 열기는 폭염주의보가 무엇을 말해주는 지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입니다.
구티재~거북치~시루산~구봉산~바깥 대안(7시간 9분, 12.54Km)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왔을 뿐인데, 식수가 거의 고갈이 되었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왔던 것보다 더 남아 있는데..
일단 거북치까지 가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넘다 들고..
어렵사리 456봉에 도착..
정상의 방위표지석이 이곳이 456봉을 말해줍니다.
솔길을 따라 내려서고..
저 아래 거북치가 보입니다.
이제 거북치에 도착하니 남은 식수는 겨우 1리터..
고민을 하다 일단 탈출을 시도합니다.
마침 지나는 경찰차를 세워 아래에 있는 구티리에 도착..
여기서 그만 산행을 접고 귀가할 것인가, 아님 식수를 보충받아 계속 진행할 것 인가를 고민..
날씨를 봐선 접어야 하지만, 새로운 한 구간을 만들기가 싫어 농협 연쇄점에서 물을 보충합니다.
물론 씨원한 맥주도 하나..
다시 거북치로 접근하기 위해 히치를 시도합니다.
마침 산림청 소속 트럭을 세워 얻어 탑니다.
직원인 듯한 분이 화재 조심을 당부합니다.
산불 조심은 늘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다시 거북치에 도착하여 준비를 하고 오릅니다.
식수를 공급받기위해 1시간을 허비..
더운 날이 원망스러울 뿐..
거북치를 출발하여 오르막 길을 오릅니다.
정맥길은 뚜렷하지만 오르내림이 많은 지라 쉽지 않습니다.
산행기에서 많이 보았던 기도터..
몇십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는 지 모릅니다.
식수를 보충하여 거북치를 출발한 지 3시간 여만에 시루산에 도착을 합니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죽을 지경이지만 그래도 서서히 끝이 보입니다.
시루산임을 밝혀주는 표지석..
내려서면서 절개지를 만납니다.
보기 흉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조심 조심.. 길을 내려서며..
한참을 내려간 뒤 다시 치고 올라서니 저 멀리 감시탑이 보입니다.
저 곳이 구봉산입니다.
오늘 구간에서 마지막 공식 봉우리.. 구봉산입니다.
시간은 7시 17분..
벌써 어둑 어둑 해집니다.
서두릅니다. 아직 남은 거리가 있기에..
다 끝난 줄 알았던 봉우리는 아직 몇 개가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로..
50여분을 지나 간 끝에 개간지를 만납니다.
그리고 불빛도 보이고..
이미 어두워 질대로 어두워 지고..
바깥 대안길입니다.
대안리 고개까지는 아직 30여분 남았지만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냅니다.
기운도 기운이고,, 돌아갈 길을 생각해야 하기에 다음 3구간에서 이구간을 보충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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