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9정맥(완료)/백두대간1차(북진_완료)

16구간(버리미기재~장성봉~구왕봉~희양산~은티마을)

so so 2008. 10. 26. 21:18

 

16구간.gpx

일자; 08년 10월 25일~26일

구간; 16구간(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은티재~구왕봉~희양산~성터~은티마을)

소요시간; 11시간 21분

산행거리; 17.88Km

구간별 시간현황

 3시 10분, 버리미기재 출발

 4시 26분, 장성봉

 7시 20분, 악휘봉

 7시 46분~8시 30분, 식사

 9시 38분, 은티재

 11시 01분, 구왕봉

 12시 48분, 희양산

 13시 24분, 성터

 14시 31분, 은티마을도착, 산행종료

 

<에필로그>

한 달만에 다시 찾아 온 대간길이다.

내가 산행을 시작하고 내 스스로에게 가장 만족해하는 이유이기에 유난히 기다려지는 길이다.

대간길나서기에 앞서 속리산을 찾았다.

회사 ROTC 동문산행이 있었다.

첨에는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집사람이 속리산은 첨이다. 그래서 내심 가고싶은 모양이다.

단풍구경도 즐길 겸 해서 나섰지만, 기대했던 단풍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모처럼 가족들이랑 함께 한 산행은 즐겁다.

이번산행에서는 조건이 좋지 않다.

무릎에 균이 들어가 부어있었고, 항생제로 치료중이다. 의사는 걷지말란다.

그런데 의삿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대간은 무조건 가야한다. 내 의지, 그 자체이기에..

운도 따르지 않는다.

한동안 부상이 없다, 악휘봉을 가는 길에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접질러 결국은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엎친데 겹친 격이다.

종주내내 걷기가 힘들어 내심 포기할 생각도 있었다.

기왕 나선길, 후회없는 산행을 만들어야 하기에 이도 문제되지 않는다.

이번 국간은 쉽지가 않는 코스이다. 종주거리는 17킬로남짓이지만 대부분이 급경사이고 왠 돌들은 그리 많은 지..

마지막 하산길에서 본, 사과 나무에 매달려 있는 빨갛게 익은 탐스러운 사과가 힘들었던 산행을 모든 힘든 심신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글이 끝나면 병원으로 가야겠다. 발목이 심하게 부어 있다. 이번 일요일, 치악산으로 가야하는데...

 

<버리미기재~악휘봉>

금정역을 출발한 버스는 하루는 넘겨 버리미기재에 도착한다.

출발전 이미 10여킬로의 속리산 산행을 한 탓으로 조금은 피곤함이 느껴지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끝날 뿐이다.

 

먼저 다녀가신 분들의 산행기에 워낙 단속이 심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말고도 다른 팀이 있었다.

지난 번 단속때문에 마치지 않는 구간이 있어 이를 마치러 왔단다.

산행준비를 마치자 마자 바로 산행길을 나서고..

전날 비가 와서인지 땅이 젖어있다. 하지만 하늘에는 별이 보인다. 안개도 끼었지만

생각보다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적절한 바람까지.. 산행에 더없이 좋은 날씨다.

하마 모양을 한 하마바위를 지나, 장성봉으로 오른다. 약간은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가파르다.

장성봉에서 한참이나 후미가 보이지 않는다. 알바란다.

덕분에 좀 더 쉴 수 있는 시간을 번다..^^

해가 떠 오르는 시간이 길어진 듯하다. 이제는 늦은 가을로 가나보다..

낙엽들이 많이 쌓여있다. 함께 한 산님들.. 자꾸 미끄러진다.

나도 조심조심.. 그러나 결국 미끄러 지고 만다.

미끄러지는 것도 실력인데.. 엉성하게 미끄러 지면서 발목을 접질러 삐고 만다.

일어서 다시 걸어보지만 쉽지가 않다.

함께 한 분의 도움으로 간단한 처치를 받지만 효과가 없다.

결국 절름발이 신세로 종주를 한다. 아직 초반인데.. 큰 일이다.

힘들게 악휘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눈에 들어오는 마루금들.. 이화령길도 보이고.. 우리가 가야 할 길들이다...

 

<악휘봉~은티마을>

악휘봉에서 내려와 아침을 먹는다.

역시 대간길의 기쁨은 함께하는 아침식사다.

산에서 먹는 라면맛.. 라면보다는 라면 국물맛..

이보다 더한 진미는 없다..

다행히 아까 삐었던 발목의 통증이 덜하다.

 

오르내림이 장난이 아니다.

급하게 오르면, 다시 급하게 내려가고..

위험한 구간이 너무 많다.

어렵게 오른 은티재에서 구왕봉길..

눈앞에 다가 온 희양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리고 바로 느껴지는 절망감..

저 곳을 올라야 한단다.

이 다리로..  이를 어쩌나...

발목통증은 극에 달한 듯하다. 걷는 그 자체가 고통이다.

 

지름티재에서 함께한 회원 두 분이 중도에 포기를 한다.

맘은 나도 따라 가고 싶었다. 솔직히 이 다리로 하려니..

나중에 약값이 더 나올 듯하다.

하지만 중도에 포기할 수가 없다. 내 자존심이 허락칠 않는다.

솔직히 그 보다도, 담에 숙제를 해야한 다는 현실감에 고개가 저어진다.

그냥 간다.

근데 이 왠 절벽..

절벽을 밧줄에 의지해 올라야 한단다.

몸이 천근 만근인데..

후미에서 한 참 처진다.

솔직히 이젠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빨리 종주를 마치고 싶다는 생각뿐..

희양산정상에서 바라본 부봉이랑, 저 멀리 보이는 월악산 군들..

돌길을 따라 하산한다.

영남알프스의 영축산에서 비로암길같다..

발목통증을 극대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같다.

내려오는 길..

사과밭이 보인다. 붉게 물든 큼직하고 먹음직한 사과가..

오늘은 이 붉은 사과가 하루 힘든 산행을 잊게 만든다..

 

발목부상에 어쩔 수 없는 힘든 산행이지만, 내 맘에 즐거움과 자부심을 채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기에 뿌듯함으로 오늘 산행을 마친다..(발목붕대를 보면 짜증나지만..^^)

 

 

 

 

 

 

 

 

 

 

 

 

 

 

 

 

 

 

 

 

 

 

 

 

16구간.gpx
0.07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