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7구간
날짜; 09년 9월 26일
구간: 댓재~햇댓등~두타산~청옥산~고적대~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복령(27.8Km)
누구랑: 산악회에서 함께했던 대간 친구들이랑..
교통편: 12인승 소형버스 빌려서..(배낭싣고, 9명이 타고 가기엔 넘 좁았다..아직도 무릎이 아프다...^^;;)
갈때는 승용차로 양지까지 가서 안양에서 내려온 소형버스에 합류, 양지~강릉~동해로 해서 댓재 도착
올때는 백복령에서 정선~영월~제천으로 국도를 이용하다 제천에서 고속도로에 올려 원주~양지까지, 그리고 다시 승용차로 집까지..
오고가면서 고생한 코알라님에게 감사..
소요시간: 14시간 9분(조식, 중식, 그리고 휴식시간까지 포함: 조식 중식에 무려 1시간 30분 소요)
03:00 댓재 출발
03:25 햇댓등
04:40 목동령
05:40 두타산
06:42 박달재
07:41 청옥산
09:35 고적대
10:41 갈미봉
12:30 이기령
14:41 원방재
17:09 백복령
이 구간을 시작하기직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그런 난관은 대간을 완주하겠다는 우리들의 의지앞에는 걸림돌이 될 수 없습니다.
처음 4명으로 출발했던 인원이 결국은 9명,,
승용차에서 12인승 소형버스로 바뀌었습니다.
모두 대간에 진정한 열정이, 솔직히 대간에 미친 사람들 뿐입니다.
이번 구간은 대간구간중 난이도가 최상급에 든다는 청옥-두타구간입니다.
산이 험난하면 산세도 웅장하겠죠.
한번은 딛고 싶었던 구간입니다.
하지만 명성만 믿고 찿았다면 중간에서 탈출했을 런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힘든 구간인 만큼 마음가짐도 다른 구간과는 달라야 했습니다.
예상 종주시간을 14시간 10분 잡았습니다. 다른 선 종주자들의 평균시간입니다.
한가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점심시간에 대한 시간계산을 못했습니다.
점심시간으로 인해 40여분을 소비하구요.
우리는 14시간을 맞추기 위해 마지막 원방재에서 백복령까지 발바닥이 타도록 달렸습니다.
늦은 시간에 종주가 끝나기에 두끼의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대간을 시작해서 지리산 종주를 제외하곤 두 끼의 식사를 준비한 건 처음아니었나 봅니다.
물론 지리산 종주는 일박구간이었기에 이와는 다릅니다.
흐린 날씨입니다.
물론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겠죠.
결론은 힘들다기 보다는 지루한 구간이었습니다.
힘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봉우리하나가 끝나면 바로 이어지는, 늘어지는 능선을 가진 봉우리가 바로 이어집니다.
그런 봉우리가 유난히 많았던 구간..
봉우리구간 구간이 또 왜이리 긴지..
결국은, 이 험난한 구간을 아무 탈없이 해냈습니다.
하지만 두번은 찾고 싶은 구간은 아닌 듯 합니다.
댓재~햇댓등~목동령~두타산(6.02 Km, 2시간 40분)
어렵사리 소형버스를 이용, 모두가 좁은 공간에 새우잠을 자며 이른 새벽 댓재에 도착합니다.
초가을 기온답지않게 차밖은 썰렁한 기온입니다.
부랴부랴 자켓을 꺼내입고 장갑을 찾습니다.
나역시 방풍의를 하나 걸칩니다. 체질상 추위를 잘 타지않지만 오늘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섬주섬 산행채비를 하고 마무리로 배낭을 들쳐 입습니다.
대장은 산신각에 새로운 출발(?)을 고하고 종주에 나섭니다.
워낙 두타-청옥구간에 대한 명성(?)이 자자했기에 다른 구간과는 마음가짐이 다릅니다.
생각보다 길은 편합니다.
정확히 육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헤드랜턴에 길을 의지한 지 25분후에 봉우리하나가 나타납니다.
햇댓등입니다.
명칭의 유래는 모르겠으나 아담한 봉우리입니다.
두타산까지는 3시간이라는 표식이 선명합니다.
기록을 남긴 채 다시 돌아 오른만큼 내려가 다시 능선을 오릅니다.
조금은 가파른 듯 보이나 아직은 초반이어서 그런지, 그리고 어둠때문에 주변이 보이질 않아 거리감이 없어서 인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한참을 올랐을 까.. 그리고 이내 평탄한 길이 나타납니다.
그러기를 한참..
목동령입니다.
땀방울이 이마에서 입술로 타고 내려오지만 기운이 넘쳐오릅니다.
마치 오늘 목적지까지 금방이라도 도달할 기세입니다.
잠시 목을 축이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또다시 급하게 올려져 있는 능선을 따라 힘차게 오릅니다.
한시간 여의 역행..
GPS가 두타산이 가까웠다는 신호를 내보냅니다.
어둠속에 어렴풋이 보이는 넓은 터가 보입니다.
헬기장입니다. 그리고 두타산입니다.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게 올랐습니다. 시간도 계획보다 30여분 단축합니다.
두타산~박달재~청옥산(3.23Km, 1시간)
모두들 간단히 흔적도 남기고 간식도 챙기면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집니다.
6시가 가까웠는데도 여전히 짙은 어둠뿐 전경은 없습니다. 게다가 안개도 깔렸습니다.
하산길이 제법 가파릅니다.
다행히 어둠이 걷혀져 가고..
박달재입니다.
두타산과 청옥산의 2/3지점정도이지만 청옥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될 듯합니다.
1.4킬로에 1시간..
경사도가 장난이 아닐 듯.
아니나 다를 까..
두타산을 오를 때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체력도 어느정도 소진되고 경사도도 많이 급한 듯 합니다.
랜턴없이 산행이 가능할 듯합니다.
랜턴도 벗고.. 배낭도 다시 정리하여 청옥산을 오릅니다.
커다란 바위군이 나타납니다.
모습이 마치 커다란 대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문바위재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어둠도 완전히 걷혀지고.
하지만 안개가 시야를 가려 주변 경관은 느낄 수 없습니다.
능선이 보입니다.
이내 넓은 또 하나의 헬기장..
오늘의 최고봉인 청옥산입니다.
청옥에서 내려다 보는 전경이 환상이라지만 오늘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안개덕택에..
왔던 길을 잠시 되 돌아와 즐거운 아침 식사를 합니다.
그런데 식사시간이 1시간여..
한 것도 없는데.. 산에서 함께하는 식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나 봅니다...^^
청옥산~고적대~이기령(8.55Km, 2시간 49분)
어둠이 걷혀지고 드러나는 계절.. 바로 가을입니다.
청옥산에는 벌써 짙은 가을속에 들어 있습니다.
노란색, 붉은색, 주황색...
색색의 단풍들이 단풍잎과 참나무, 그리고 이름모를 나무잎에 예쁘게 물들어 있습니다.
계절을 잊고 산 느낌입니다.
내리막길도 오르막길만큼이나 급합니다.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이 지대로입니다.
연칠성령을 지나 다시 만나는 오르막길..
두타-청옥을 지나오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어려움입니다.
직벽에 가깝다는 느낌이 맞을 듯 합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크진 않지만 암벽구간도 있습니다. 밧줄도 함께..
거의 실신 직전에 고적대에 도착합니다.
고적대의 경치도 장난이 아니라 들었지만 이 역시 오늘은 그림의 떡입니다.
주변은 오로지 안개뿐입니다.
급하게 올랐으면 급하게 내려오는게 인지상정..
그리고 잠시 편한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잠시 만나는 조그만 봉우리.. 바로 갈미봉입니다.
잠시 여유를 가진 뒤 곧바로 급경사로를 내려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긴 하산길..
약 두어시간에 걸친 하산길인 듯 합니다.
잠시 여유를 가진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지루합니다.
보일 듯 보일 듯 하면서도 쉽게 드러나지 않던 이기령이 마침내 얼굴을 내 밉니다.
잠시 쉴 수있게 긴 나무의자들도 설치되어있고, 길 건너엔 야영지도 있습니다.
댓재에서 백복령까지 1박을 할 경우 주로 이곳에서 야영을 하나 봅니다.
오늘 종주구간의 3분의 2 지점입니다.
이 시간이면 다른 구간에선 벌써 산행이 끝났을 시간..
하지만 아직도 4~5시간정도의 잔여 산행이 남아 있습니다.
몸은 벌써 천근 만근입니다.
약 150미터 떨어진 곳에 우물이 있습니다.
일행에게 부탁하여 식수를 보충합니다.(물맛 죽입니다..^^)
그리고 간단한 간식요기로 기운을 충전하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복령(9.88Km, 5시간 5분)
오늘 종주를 끝내고 번개산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 약 10Km.
그래도 이기령에서 기운을 보충한 탓인지 힘듦이 덜 합니다.
약간의 경사로를 오른 지 40여분, 상월산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GPS상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산림청이 지정해놓은 상월산인 듯 합니다.
역시나 20여분후에 또다른 상월산이 나타납니다.
통일감이 부족합니다. 확인이 필요할 듯 합니다.
다시 허기가 심할 정도로 집니다.
결국은 원방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처음 계획상으로는 점심시간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먹을것은 먹어야 할 듯합니다.
원방재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됩니다.
급한 길을 한참이나 내려간 듯..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야 하는 부담감도 있을 법 하지만 이제는 만성이 되어서 무덤덤 할 뿐 입니다.
원방재에서 남은 두어시간을 위해 점심식사..
마지막 도착지 백복령을 향해서 기운을 충전하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복병입니다.
저기있는 이름모를 봉우리를 향해 길을 나섰지만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경사도가..
입에서 금방 단내가 납니다.
다리는 이미 풀릴대로 풀린 채..
댓재를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면서 이미 다 써버린 체력탓인지, 아님 산세가 워낙 힘든 구간이라 그런지 분간이 되질 않습니다.
모두가 기진맥진입니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오른 길을 내려갔다 또다시 오르고 그리고 또 반복하기를 여러번..
마침내 착한 내리막 길을 만납니다.
그리고 차량소리도 나구요.
백복령이 가까웠다는 느낌을 직감합니다.
댓재를 출발한 지 14시간만에 백복령이정표에 도달합니다.
모두의 표정이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저 역시 저들보다 더 했음 더했지 덜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공포의 두타-청옥구간을 마침내 해냈음에 그 뿌듯함으로 금방 밝아집니다.
백복령 쉼터에서 간단히 땀들을 씻고, 막걸리와 파전으로 뒷풀이를 마친 후 귀가길에 오릅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대단들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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