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9정맥(완료)/백두대간1차(북진_완료)

대간 30구간(대관령~진고개, 09/12/27)

so so 2009. 12. 28. 11:42

 

산행일자: 09년 12월 27일

산행구간: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대관령(25.95Km)

소요시간: 10시간 35분(후미기준, 알바, 휴식, 식사시간등 잡다시간 포함)

  02:22, 진고개 출발

  03:56, 노인봉

  06:05, 소황병산

  08:30, 매봉

  10:19, 전망대

  10:48, 곤신봉

  11:32, 선자령

  12:00, 새봉

  12:57, 대관령

 

지난 주, 대관령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 이하였다는 소식, 

그리고 대간일의 추위가 지난 주에 버금간다는 예보,

저절로 몸이 움추려 듭니다.

 

북진을 하는 저희로서는 대관령에서 진고개로 진행을 해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남진으로 계획을 변경합니다.

아쉬움은 남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 믿습니다.

 

지지난해 덕유산구간에서 유난히 추위에 떨었던 기억에 완전무장을 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맘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나의 우려는 한갖 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땅은 꽁꽁 얼었지만 바람이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포근함마저 느껴집니다.

단지, 눈때문에 길이 사라져 대간길을 찾기가 쉽지않습니다.

잦은 알바, 

그래도 오히려 이런 산행분위기가 좋습니다.

눈때문에 그리고 잦은 알바덕에 평소보다 1시간여 더 소요될 뿐,,,

 

탁 터여있는 넓은 목장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은 한겨울의 칼바람이 아닌 이른 새벽의 산행으로 인한 피곤함을 씻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인적이 없는 넓은 초지는 계절의 무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흰 눈에 덮여있고, 한 줄로 이어져 있는 발자욱을 따라 함께 하는 대간님들만 걸음을 옮깁니다.

아침식사후, 언제 준비했는지 배낭에서는 비료포대를 꺼내어 체면 불구하고 눈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 순간만은 수십년이전으로 돌아가 어린 10대의 동심속의 세계로 회귀한 듯 합니다.

 

 

 

 

 

 

 

진고개~노인봉(1시간 34분)

등산을 즐긴지 오랜시간이 지났다고 자부함에도 아직까지 노인봉은 꿈의 대상이었다.

무더운 여름, 뻘뻘 땀을 흘리며 노인봉에 올라 소금강으로 내려오며 더위를 식히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비록 시기는 아니지만 한 겨울에 노인봉을 오른다. 하얀 눈 덮인 노인봉도 푸른 여름의 노인봉에 못지 않으리라..

새벽이라기 보단 한 밤중인 2시경 대간꾼들을 태운 버스는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한다.

약간은 두려운 마음으로 버스밖으로 나와 밖을 살핀다.

인적은 없고 단지 깜빡이는 중형승용차만 보인다.

혹시나 싶어 긴장을 하지만 그 분들은 아닌 듯하다.

바닥은 꽁꽁 얼어있다.

 하지만 피부로 닿는 한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구간을 위해서 준비를 하고,

혹시나 찬기온에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몸을 간단히 푼다.

 별로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구간이다.

눈이 많이 쌓였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 녹았는지 별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

단지 바닥이 꽁꽁 얼어 약간 미끄럽다.

생각보다는 제법 긴 계단이 조금은 힘들게 하고,

목조계단을 벗어나자 눈으로 덮힌 언덕길이 나타난다.

아래 도로 부분은 녹았지만 여기는 내린 눈들이 그대로 쌓였나 보다.

생각보다 제법 많이 쌓여 있다.

지도상으로는 약 2시간 코스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노인봉 갈림길에 들어선다.

노인봉은 대간길에서 약 300 미터정도 벗어나 있다.

몇몇 대간님들이 노인봉으로 향하지않고 바로 대간길을 이어간다.

하지만 늘 그리워하던 노인봉..

어찌 벗어날 수 있으리..

  대간길을 약간 벗어나 노인봉에 오른다.

노인봉이다.

정상에는 커다란 바위가 우뚝 솟아있고,,

바위를 넘고 정상석에서 흔적을 남긴다.

  

저멀리 강릉앞바다의 야경이 나를 유혹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단지 추운날씨덕에 카메라가 오류를 일으켜 야경을 담는데 실패.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노인봉~소황병산~매봉(1시간 44분)

아쉬운 맘으로 노인봉을 내려와 노인봉 대피소의 정면쪽으로 뻗어있는 능선을 탄다.

능선은 완만했고 제법 쌓여있는 눈을 밟으며 계속 길을 이어간다.

완만한 능선인 탓인지 쌓여있는 눈때문에 모든 방향이 산 길처럼 느껴지고, 잦은 알바가 발생한다.

모처럼 GPS가 밥값을 하나보다.

GPS에 의존하여 어렵사리 소황병산 초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일기예보에는 오후부터 흐려지기 시작하여 눈이 내린다는데..

모처럼 동해로 떠 오르는 일출을 기대하게 한다.

매봉에서 일출을 보리라는 기대로 걸음을 재촉한다.

하지만 소황병산을 지난 지점에서 또한번 길을 잃게되는 일이 발생..

결국은 함께한 대간팀은 두갈래 길로 나뉘어 진다.

길을 따라 언덕을 내려가 후미 대간팀들을 한참이나 기다렸지만 아마도 잘못된 길로 들어선 듯..

덕분에 많은 시간을 지체하여 오늘 기대했던 동해의 일출은 물거품이 되고 매봉으로 가는 도중 숲사이로 떠오르는 일출로 아쉬움을 달랜다.

 숲을 지나고 이내 눈덮인 넓은 대관령 목장이 눈앞에 드러나고..

넓은 목장지대의 저 멀리에 풍력계가 돌아가는 모습은 이국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알바덕에 대간팀도 나뉘어 지고 시간도 늦어지고..

아직 매봉으로 가기에는 1시간이상 남은 듯한데 허기가 진다.

하지만 이미 다른 길로 들어선 대간팀들을 생각해서 매봉까지 진행키로 한다.

 보기에는 힘들어보이지 않는 구간이지만 제법 오르내림이 심하여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커다.

허기진 상태에서 체력소모까지..

하지만 산길은 산꾼을 속이지 않는다. 발걸음을 옮기는 만큼 산길은 이어지고..

매봉을 벗어나고 이내 목장지대를 벗어난다.

 

 매봉~전망대~곤신봉~선자령((3시간 2분)

아침을 먹기로 한 장소이다.

진고개를 출발한 지 6시간이 넘었다.

하지만 소황병산뒤쪽으로 넘어간 팀들 때문에 잠시 기다린다.

이내 반가운 얼굴들이 저 울타리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다.

소황병산뒤로 대관령목장을 가로질러 왔단다.

그래도 기다리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 다행이다.

차가운 눈 밭 위에서 모두들 도시락을 꺼내어 아침을 먹는다.

추운 날씨지만 꿀맛이다.

역시 이런 맛때문에 산을 찾는 이유가 된다는 나름대로의 위안거리를 만든다.

식사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배낭에서 비료포대가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진다.

그리고 이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이제 힘든 구간은 없다.

단지 제법 긴 거리가 평지를 이루고 있어 약간 지루한 시간이 될거라 생각된다.

목초지와 풍려계단지를 따라 이어지는 산행길..

 전망대부근에 차들이 보인다.

그리고 목초지를 구경하려는 꾼들이 많이 보인다.

약간 심술이 돋는다.

어렵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있는 가 하면, 차량을 이용하여 편한 복장으로 이 곳까지 온 사람들이 있다.

허기사.. 이 곳을 찿게 된 동기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잘 딱여 진 흙 길을 내려갔다 오르니 곤신봉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아마도 선자령을 찾는 사람들이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돌아 곤지봉까지 오는 코스로 산행을 많이 한단다.

초행길이지만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 곳은 겨울 심설산행지임에도 지금은 눈이 별로 쌓여 있지 않아 볼거리가 별로 없어서인가 보다.

 곤신봉을 돌아 제법 내려가다 가파르게 오르는 길을 만난다.

체력도 제법 소진된 데다 지루한 느낌마저 품어져 약간은 짜증이 돋는다.

경사진 길의 끝점에 선자령으로 이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몇몇 회원들이 선자령으로 가지않고 돌아가려는 지 이정표앞에서 머뭇거린다.

바람을 잡아 이끌고 선자령 정상으로 이른다.

령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봉우리인 듯한 느낌이다.

역시 겨울 산행지라 그런지 대관령을 출발하여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이 정상에 가득하다.

선자령에서 증거를 남긴다.

 

 선자령~대관령(1시간 25분)

이제 막바지다.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겨울 산행지 답지않게 눈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다 녹은 듯하다.

유난히 바람이 차다.

하지만 걱정한 정도는 아닌 듯하다.

대관령으로 향하는 동안 사람들의 행렬때문에 걸음이 더뎌진다.

 잘 딲여진 흙길, 그리고 시멘트길을 번갈아 눈에 익은 광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시간상으로는 얼마되지 않지만 왠지 체력적으로 힘듦을 느낀다.

지난번 삽당령을 지나 대관령에 도달했 던 것처럼 진고개를 지나 대관령에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다.

 

 많은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대관령을 즐기기위해 모여있다.

돌아오는 길, 황태국과 김치찌개로 뒷풀이.

 그리고 유난히 심한 교통체증때문에 안양에 대관령을 출발한 지 11시간여만에 도착한다.

겨우 막차를 부여잡고 집에 도착..

피곤한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