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9정맥(완료)/금북정맥(완료)

금북 9구간(스무재~우수고개~공덕고개~신풍고개~신성역~꽃조개, 10/01/17)

so so 2010. 1. 18. 11:42

일자: 10년 1월 17일(일요일)

 

구간: 금북 9국간(스무재~물편고개~우수고개~가루고개~공덕고개~신풍고개~장곡초등학교~아홉고개~신성역~꽃조개고개: 27.8Km)

 

소요시간: 10시간 32분(휴식, 알바 포함)

  08:55, 스무재 출발

  10:13, 물편고개

  11:25, 우수고개

  13:08, 가루고개(오서산 갈림길)

  13:45, 공덕고개

  14:53, 신풍고개

  15:50, 장곡초교

  16:55, 아홉고개

  18:32, 신성역

  19:27, 꽃조개 고개

 

교통편:

  - 갈때, 평택에서 06:32 기차출발

            07:20분경 예산역도착

            08:00 예산 출발

            08:40 청양도착하여 택시(15,000원)로 스무재(장계리)출발

            08:50 스무재 도착

  - 올때, 꽃조개에서 시내버스로 홍성역으로 출발(경황이 없어 버스번호 시간 놓쳤음)

            홍성역에서 19:58분 기차출발

            21시 20분경 평택 도착

 

몇 번이고 계획을 잡았지만 실행이 쉬운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교통편이 너무나 어중간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계획을 잡아도 아침 9시 이전에 출발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내 차로 출발하면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동안 정맥이나 대간을 하면서 개인차를 이용할 때는 차량 회수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산행후 돌아오는 길에 몇 시간을 운전한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구요.

어느 분처럼 대천에 전 날 미리 가서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출발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집에서 두시간내의 거리를 미리 전날 가서 대기한다는게 싫었습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면 10시간정도 계산했을 때 오후 7시 전후로 하산하게 되고, 한시간정도의 야간산행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루다 미루다, 결국 늦은 시간에 하산하더라도 그냥 실행하자는 맘으로 이른 아침, 첫기차로 몸을 실었습니다.

서해안부근에 몇 일 전까지 폭설이 내린 듯 합니다.

지난 번, 대관령에서 진고개의 대간구간 종주중 내린 눈들이 길을 덮어 산 길을 찾는 데 애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러한 아픈 기억을 여기서 되살리게 됩니다.

산이 얕은 탓에 모든 방향이 길처럼 느껴집니다.

더군다나 멧돼지나 고라니등 짐승 발자욱이 마치 산 길인양 착각하게 만들어 발자욱을 따라가다 낯선 곳으로 빠진 것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산행시간도 평상시보다도 더 소요되고 길을 잘못들어 가시덤풀에 옷이랑 살결이 찢기기도 합니다.

혼자서 눈으로 덮인 산마루를 걸으며 가끔씩은 산짐승의 흔적에 가벼운 오금을 느끼지만 어린 아이처럼 하얀 눈위를 뒹굴며, 눈썰매를 타는 재미도 솔솔찮습니다.

산행도중 길을 헤메다 모자를 잊어버리고 잦은 알바에 몸은 힘들고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쉽게 다가오지 않는 구간을 해냈음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다음 구간을 계획합니다.

 

 

 

 

 

스무재~물편고개~우수고개~가루고개(9 Km, 4시간 13분) 

거의 2달만의 정맥길입니다.

애매한 교통편때문에 미루다 미루다 더이상 미룰 수 없어 늦은 시간까지 산행하더라도 기차로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첫기차로 출발한 산행길은 예산을 경유, 청양에 도착합니다.

부랴 부랴 택시를 잡아타고 20분정도 소요된 끝에 도착한 곳이 스무재..

낯이 익습니다.

지난 번에 이곳에 도착할 때는 늦가을이라 약간 산산한 기분만 들었습니다.

이제는 겨울의 한 중심인탓에 약간은 매운 추위입니다.

더군다나 얼마전에 내린 폭설에 아직도 산자락엔 하얀 눈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옷 매무시를 단단히 하여 배낭을 들머메고 스무재를 떠납니다.

 

조금은 완만하지만 오르막길로 9구간 정맥을 시작합니다.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아님 눈이 내린 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쌓인 눈들은 그대로 녹지않고 있습니다.

다행히 날이 많이 풀린 탓에 기분은 상쾌합니다.

녹지않은 눈 길엔 사람 발자국은 없고, 크고 작은 동물 발자국만 보입니다.

얼핏봐서는 멧돼지, 고라니, 그리고 개의 흔적처럼 보이는 낯선 발자국이 정맥길을 따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산행도중 지난 번, 진고개에서 대관령구간을 진행할 때, 눈때문에 길을 잃어 잠시 헤맸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눈때문에 길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단지 산짐승의 발자국과 먼저 간 정맥팀들의 이정표를 따라 진행할 뿐입니다.

 

그다지 험하지 않는 길,

아이젠없이 진행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속도가 더딥니다.

 

스무재를 떠난 지 1시간 20분,

이번구간의 첫째 고개인 물편고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부근의 축사탓인지 동물의 분뇨냄새도 함께..

 

오늘 꽃조개고개의 도착예정시간은 오후 7시, 10시간을 계획합니다.

가능하면 어두워지기전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 생각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계획된 시간보다 조금씩 지체됩니다.

저 멀리 오서산의 산자락이 눈에 들어옵니다.

 

 물편고개의 도로를 건너 언덕길을 따라 오릅니다.

특징은 없지만 잔잔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길입니다.

 

 우수고개입니다.

아마 이곳까지 포장이 되어 있고 우수고개를 지나서는 비포장인듯..

 

우수고개를 가로질러 언덕을 오르니 오서산 휴양림 입구를 연결하는 임도를 만납니다.

그리고 가로고개를 향해 언덕을 오르다 적당한 위치에서 컵라면에 밥을 말아 간단히 점심을 먹습니다.

솔직히 눈만 없다면 가다 쉬어 갈수도 있을 터인데 주변이 모두 눈이라 편하게 앉아 쉴곳이 마땅 찮습니다.

 

그리고 곧장 오서산 정상을 오르는 이정표도 나타나고..

발목 이상까지 차오른 눈때문에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꺼내기도 귀찮습니다.

사실, 이런 눈은 아이젠을 꺼내도 미끄러 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0여분을 가파르게 오른 끝에 나타난 가루고개.

오서산 정상은 이곳 갈림길에서 약 1.7Km 정도 벗어나 있습니다.

하지만 갈길이 멀어 과감히 정상을 향하는 길과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옮깁니다.

 

 

 가루고개~공덕고개~신풍고개~신동마을(7.22Km, 3시간 45분)

갈림길 반대방향, 신풍저수지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가다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 아쉬운 맘으로 오서산 정상을 바라봅니다.

 

 오른 길만큼 내려오는 길도 가파릅니다.

구르고 넘어지기를 수차례..

아예 바닥에 앉아 바지를 입은 채로 미끄럼을 탑니다. 오히려 내려오는 길이 편한 듯.

그리고 벌목지대인 탓에, 그리고 눈까지 많이 쌓여있어 길찾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거의 GPS에 의존하여 길을 내려옵니다.

서서히 마을도 보이고..

 

역시나 축사에서 뿜어나오는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더운 여름에 이곳을 지난다면 심한 냄새와 파리, 모기떼 때문에 많이 힘들 듯 합니다.

 

 신풍고개입니다.

시간상으로 절반은 더 지난 듯..

 

자그마한 언덕을 지나고, 화계리 입구를 만납니다.

 

반사경이 있어 여기서 간단히 증명사진을 남깁니다.

 

편하게 이어지는 산길입니다. 산길이라기 보다는 임도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신동마을 입니다.

제법 큰 마을인 듯, 저 너머 장곡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신동마을임을 확실히 알려주는 마을 표지석.

 

신동마을~아홉고개~신성역~꽃조개고개(10.74Km, 3시간 35분)

 신동마을 표지석을 뒤로하고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는 길을 오릅니다.

길은 눈이 덮여있고 그 속에는 얼어있어 유난히 미끄럽습니다.

오른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3.1운동 기념광장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곳에 세워져 있는 장곡 3.1운동 기념탑입니다.

 

마을 도로사이를 가로지르는 임도로 몸을 옮깁니다.

임도를 따라 길을 이어가고,,

 

농로도 지나갑니다.

 

한참만에 중원마을로 연결되어 있는 도로에 도달합니다.

아홉고개입니다.

중원마을 표지석아래 집뒤로 대나무숲을 등지고 길을 이어갑니다.

 

마을 도로에 접하면서 서서히 해는 저너머로 저물어 가고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5시가 조금 넘어가는데.. 해가 여전히 짧습니다.

계획상으로는 꽃조개까지 두시간 남짓 남은 듯..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자 해는 완전히 지고 캄캄합니다.

헤드랜턴을 준비해 머리에 차고 능선을 타지만 길이 눈으로 덮여있어 제대로 길 찾기가 어렵습니다.

짐승 발자국때문에 길도 헷갈리고..

가볍기는 하지만 알바가 잦습니다.

환한 대낮이라면 길 찾기가 좀 더 쉬웁겠지만, 출발이 늦은 탓에 어쩔 수는 없구요.

빠른 걸음으로 길을 옮깁니다.

기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철로가 보입니다.

그리고 철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신성역입니다.

신성역에 기차가 정차를 하면 오늘 정맥길은 여기서 멈추고 담을 기약할 텐데..

아쉬운 맘으로 다리를 건너고, 그리고 좌측으로 나 있는 윗마을 방향으로 진행을 이어갑니다.

 

마을도로를 따라 오르다 우측으로 꺾어 조그만 동산속으로 나 있는 정맥길을 따라 가고..

그렇지 않아도 낯선 사람 소리만 나도 개가 짖는 판에 어둠이 짙은 밤의 사람소리에 온 마을은 개 짖는 소리로 요란합니다.

눈때문에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결국은 길을 잘못들어 산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길을 찾아 능선으로 올라갑니다.

오늘 정맥길 마지막싯점에 제대로 알바를 합니다.

다시 정맥 능선에 올라 겨우 GPS에 의존하여 길은 찾아내자, 바로 가까이에 아파트가 보이고, 아파트를 돌아서니 꽃조개고개로 이어지는 절개지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끝점에서도 오늘 마무리가 쉽지 않습니다.

앞서 간 모 산악회에서 잘못 매단 이정표덕에 가시덤불로 들어가 온 몸이 가시에 긁히고 급하게 깎여있는 절개지에 노출될 까 전전긍긍합니다.

겨우 겨우 덤불을 헤치고 절개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꽃조개에 도달합니다.

마지막의 알바덕에 몸은 지칠대로 지쳐 꽃조개 고개를 카메라에 담는 걸 깜빡 잊고 바로 도착하는 홍성행 버스를 타고 홍성역에 도착, 오늘의 금북정맥 9구간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