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트레킹/해파랑길

해파랑길 7~9구간(태화강전망대~염포삼거리~일산해수욕장~정자항, 16/07/09~10)

so so 2016. 7. 11. 10:23

 

해파랑길 7코스(울산구간): 태화강전망대~태화루~염포삼거리

해파랑길 8코스(울산구간): 염포삼거리~방어진항~대왕암~일산해수욕장

해파랑길 9코스(울산구간): 일산해수욕장~현대중공업~봉대산~주전마을~구암마을~우가산~제전항~정자항

 

일자: 16년 07월 09~10일

누구랑: 나홀로

교통 및 숙박:
갈때: 개인차량 이용, 방어진항에 차량 주차, 버스로 태화강 전망대로 이동

        방어진항에서 차량 회수,

        근처 대왕암스파랜드에서 1박

        새벽에 정자항으로 이동, 차량 주차 후 다시 방어진항으로 시내버스로 이동(남목1동사무소에서 방어진초등학교행 버스로 갈아탐)

올태: 정자항에서 차량 회수 및 근처 해수탕에서 목욕후 귀가


날씨: 폭염 주의보 내린 날. 다행이 첫날은오후 6시 출발이라 나름 더위를 피할 수 있었으나 그래도 잔더위에 헉헉 거림.

        다음 날 아침 이후는 거의 진행 불가. 도보 5시간에 휴식이 2시간이다. 이런 상황인데 여름 휴가중에 계획중인 영남알프스 태극 종주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태산.

 

 

종주구간; 8구간을 방어진에서 나누어 첫날은 7~8중간, 둘쨋 날은 8중간에서 9구간까지 

 7코스(울산구간): 태화강 전망대~심리대숲~내황교~염포삼거리(17.1Km, 3시간 35분, 휴식포함)

 8구간(울산구간): 염포삼거리~제1전망대~방어진항(1박)~대왕암공원~일산해수욕장(12.9Km, 3시간 21분, 휴식 포함)

 9구간(울산구간): 일산해수욕장~현대중공업~봉대산~주전마을~우가산~제전항~정자항(19.1Km, 5시간 25분, 휴식 및 식사포함)


지점별 시간

7/9 18:02, 태화강전망대(7구간 시작점)

      19:25, 태화루

      21:34, 염포삼거리(8구간 시작점)    

      22:03, 염포산 약수터(음수 불가)

      22:46, 제1전망대

      23:34, 방어진항(첫날 일정 종료)

7/10 07:00, 방어진항 출발

        07:39, 대왕암

        08:08, 일산해수욕장

        08:56, 현대중공업 정문

         10:07, 봉대산

         10:35, 주전마을

         11:58, 구암마을

         12:15, 당사해양낚시공원

         12:33, 강동구장

         13:02, 우가산정상

         13:23, 제전항

         13:47, 정자항(10구간 출발점) 둘쨋 날 일정 종료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기온이 34도를 훌쩍 넘었다.

여름이 아니라면 대체로 무난한 코스.

하지만 여름에는, 특히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에는 태화강전망대에서 염포삼거리, 그리고 일산해수욕장을 지나면서 봉대산 입구에 이르는 코스는 피하라고 하고 싶다.

특히, 일산해수욕장을 지나면서 현대중공업 담벼락을 따라 걷는 길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나 역시, 이런 무더위가 무서워 태화강 구간은 무더운 한 낮을 피해 오후 6시에 출발을 한다. 다행이 해가 지고, 강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어 걷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남아있는 더위에 온 몸이 흠뻑 젖는다. 

이런 날, 한 낮에 걷는 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리고 태화강변을 벗어나 도로 옆길을 따라 걸을 때, 야경만이 나를 위로해 준다.

이 길 역시 대낮에 걷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산해수욕장을 벗어나 도로에 접어 들면서 현대중공업 담을 따라 걷는 길은 최악이다.

가끔씩 담 그림자가 햇살을 피하게 해 주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 아침임에도 숨이 턱 막힐 정도..

다행히, 방어진항을 출발하면서 일산해수욕장까지의 해안 경관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내내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경치에 취해 해안길을 걷는 시간은 야외사진전을 보는 느낌.. 

햇살마저 내편..

결론적으로 7구간과 8구간 초입 5킬로는 여름에는 피해야 할 구간.

7구간에는 코스를 조금만 벗어나면 식수나 간식을 구할 곳이 많다.

특히 주말에는 저녁 5시이전에 공원 내에 간식을 파는 곳이 군데 군데 있는 듯..

염포 삼거리에는 음식점과 편의점이 있어 매식이나 식수를 구할 수 있다.

8구간은 대체적으로 편안하게 즐기며 진행할 수 있는 코스.

8구간 초입에 염포산을 넘어야 방어진으로 들어 갈 수 있기에 약간 힘이 부칠 수 있지만 거의 동네 야산 수준이다.

염포산 정상부에 약수터가 있지만 비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식수에 부적합하단다.

염포산을 넘어 방어진에 접어들면 식당이나 편의점이 많아 음료나 간식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

방어진항을 지나 일산 해수욕장을 가는 길은 그냥 종주길에 몸을 맡기고 눈을 즐기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일산해변.

특히 대왕암에서 잠시 쉬면서 푸른 동해에 떠 있는 대왕암을 즐겨보라.

일산해수욕장을 지나면서 그냥 잊은 채 걸어라.

역사적인 울산의 산업현장을 되새기며 아무생각없이 걸어라.

오늘의 우리를 있게한 역사의 산지를 기억하며 마냥 걸어라.

여기서 아스팔트를 생각하면 그때부터 다리는 아프고 목이 마르고 덥다.

만일 목이 마르고 다리가 아프면 군데 군데 놓여진 긴의자에 몸을 의지하고, 목이 마르면 길 건너 가게에서 맥주, 아니면 탄산음료라도 들이키며 쉬면서 걸어라.

이 곳만 지나면 이제 도심을 지날 일은 없다.

봉대산으로 진입하려면 한국프랜지를 지나 길을 건너 현대아파트 뒷편으로 들어가야 한다.

나역시 길을 찾지못해 엉거주춤.

해파랑길 표지가 있지만 약간 이해하기 어렵게 배치를 했다.

그래도 봉대산이 있어 가벼운 산행으로 아스팔트길로 인해 생긴 발바닥 통증을 잠시 완화시킨다.

봉대산만 지나면 다시 해안가를 따라 진행.

물론 제전항과 정자항을 가려면 또 다른 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한다.

하지만 이역시 산책 수준.. 그냥 꽃 구경하며, 나무구경하며 걸으면 된다.

일찍 더워진 날씨에 너무나 목이 말랐다. 물론 물이 있었지만 시원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갑자기 생각 난 세가지 음식. 팥빙수, 시원한 물회, 그리고 냉면이나 콩국수.

그중에서도 시원한 물회가 갑자기 나를 자극한다.

그래서 결심했다. 여기서 시원한 물회나 팥빙수를 먹고 다시 진행하기로. 가능하면 가볍게 먹은 아침(편의점에서 미역국에 햇반)을 보충해 줄수 있는 물회가..

마음이 통해서 일까..그리고 갑자기 주전해변에서 만난 별장횟집.

나는 여기서 이 십여분을 기다린 끝에 물회를 먹을 수 있었다. 그것도 해초로 만들어 진 해초물회.

나는 지금까지 최고로 생각했던 물회는 백두대간 완주후 축하 차, 속초에서 먹었던 물회가 최고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할 만큼 기대이상이었다.

가격은 다른 물회에 비해 만만치 않았지만 기다린 만큼 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물회. 혹시 다음에 이곳을 지날 때 꼭 한 번 드셔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좀더 상냥하게 대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약간은 눈치가 보일 정도. 혼자라서 그런가? 홀로 커다란 테이블 차지해서?

정자항에 도착하면 개천건너 해수탕이 있다. 거기서 한 여름의 땀과 더위를 씻어낸다.

전체적으로 교통은 편하다.

정자항, 일산해수욕장, 방어진..
물론 울산터미널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지만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불편함이 없다.

단지 투박한 말투에 약간 불편했지만. 어쩌랴~ 경상도 사투리, 특히 해안 사투리가 원래 억센걸..

시비가 아니니 발끈하지 말라. ^^ 

개인 차량을 가지고 가면서 주차가 신경쓰였다.

하지만 염포삼거리 부근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차라리 태화강전망대 주차장에 두던지. 아니면 나처럼 아예 방어진항까지 진행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전망대에서 방어진 항은 5~6시간이면 완료할 수 있다. 방어진항에 위치한 수협 공판장에 고객들을 위한 무료주차장이 있다.


가고싶은 산이 있었다.

그래서 6코스를 마치고 한 동안 산과 일부 지맥을 종주하느라 해파랑길은 머리속에서 지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름에 접어들면서 햇살을 정면으로 맞서며 아스팔트길을 걷는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집안일로 서부 경남에 다녀 올 일이 있어 고민끝에 7,8,9구간을 1박2일로 진행하기로 마음 먹는다.

나를 더욱 마음 먹게 한 이유는 더위를 피해 저녁에 태화강변을 걷는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그 예상은 그대로 적중. 만일 이 길을 대낮에 걸었다면 나는 얼마 걷지못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시원한 강바람, 그리고 자동차선적대기장과 거대한 차량 운반선, 그리고 바다가 만들어내는 야경에 도취되어 신나게 걸었다.

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단지 달아오른 아스팔트길에 발바닥이 불이 나는 듯 했지만 곧 염포산을 오르면서 다시 편해졌다.

염포산 산행중에 만난 약수터. 비소가 많이 섞여있어 마시지 말란 말에 얼른 상의를 탈의하고 머리를 약수터에 쳐박고 더위를 식힌다.

이미 밤 10시가 넘은 터라 아무도 없다. 혼자서 실컷 씻고 한동안 쉬면서 더위를 식혔다.

저녁내내 중간에 편의점에서 먹은 핫바가 오늘 먹은 저녁.

방어진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된다. 차량을 회수하고 근처 찜질방에 가서 땀을 씻어내고 하루를 마무리.

옆사람의 코소리에 일찍 잠을 깨어 이른 새벽 차를 몰아 정자항에 도착한 후 다시 버스로 방어진에 도착하여 둘쨋 날을 진행한다.

대왕암으로 진행하는 해안 흙길... 그리고 이른 아침 불어오는 바닷바람.. 너무나 시원했고 행복했다.

하지만 시작은 방대했으나 곧 얼굴은 일그러지고, 현대중공업 담길은 고행 그자체이다.

왜 그리 지루하고 긴지..

그리고 이른 아침임에도 온도는 급상승하여 30도를 훌쩍 넘는다. 그리고 담벼락으로 바람조차 없다.

갑자기 느껴지는 회의감.. 그래도 내 다리는 자동으로 움직인다.

다시 봉대산을 지나고 해안길을 만나고.. 물론,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되어 있는 해안길..

그래도 바다가 있어 너무 좋았다. 중간에 즐긴 해초물회 와 지대로 된 아이스커피(가격.. 엄청 비쌌다..ㅠㅠ )

그리고 군데군데 시원하게 들이킨 콜라 몇 캔..

그런맛에 여름 해파랑은 즐거웠다. 울산 구간도 끝났다..



태화강전망대~정자항(160709).gpx


 

 

 

 

 

 

 

 

 

 

 

 

 

 

 

 

 

 

 

 

 

 

 

 

 

 

 

 

 

 

 

 

 

 

 

 

 

 

 

 

 

 

 

 

 

 

 

 

 

 

 

 

 

 

 

 

 

 

 

 

 

 

 

 

 

 

 

 

 

 

 

 

 

 

 

 

 

 

 

 

 

 

 

 

 

 

 

 

 

 

 

 

 

 

 

 

 

 

 

 

 

 

 

 

 

 

 

 

 

 

 

태화강전망대~정자항(160709).gpx
0.2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