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우연히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면서 발을 담근 백두대간,
처음에는 산악회를 통해서 퍼즐 맞추듯이 널뛰기 구간 진행으로 어렵게 북진아닌 북진을 했었다.
하지만 1대간 9정맥을 끝내고 갑자기 산행맥이 끊어진 듯하여 기맥과 해파랑길을 진행하다 백두대간에 다시 미련이 남아 4년전에 2차 북진을 시작하고, 이어 재작년에 3차 남진을 진행하여 지난 토요일에 마무리를 짓는다.
2차와 3차를 진행할 때는 몇가지 룰을 정했다.
첫째는, 산악회를 통하지 않고 오로지 나 혼자서 진행을 한다.
두번째는, 널뛰기를 하지 않는다. 구간의 끊어짐이 없이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산방기간에는 가능하면 산행을 중단하다보니 기간이 늘어진다.
세번째는 야간산행은 지양한다. 어둠속을 그냥 걷는 데 목적을 두는 야간산행은 피하고 가능한 주간에 시작해서 주간에 마친다.
네번째는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 네가지 약속중에 첫째와 두번째는 지켰다.
그리고 야간산행은 긴 종주구간, 즉 설악종주, 덕유종주, 그리고 지리종주,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야간산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간에서는 야간산행을 진행했었고 그 외는 가능한 주간에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2차 북진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능한 진행하려 노력했으나 3차 남진은 팬데믹으로 이 계획이 거의 무산되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이 2차에 비해 3차에서 많이 지불되었다.
2차에서는 별 탈없이 무난하게 마무리 되었지만 3차에서는 국공단속에 걸려 과태료도 납부하고, 막바지에는 스틱을 분실하는 일도 발생한다.
그리고 덕유구간을 마친 후 예기치않게 코로나에 감염되어 회복하였으나 체력이 급감하여 6시간을 초과하는 산행에 많이 힘이 들었다. 특히 육십령에서 복성이재, 성삼재에서 중산리구간은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이 들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별탈없이 마무리를 할 수 있게됨에 감사하고, 앞으로는 트레킹위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무튼 3차에 걸친 대간 진행에 음으로 양으로 이해하고 도움을 준 옆지기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1. 산행일자: 22년 5월 21일
2. 산행구간: 성삼재~노고단(~노루목~반야봉~노루목)~연하천대피소~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중산리)
(26.35Km, 31.24Km, 날머리 4.89, 반야봉 1.8Km 별도)
3. 누구랑: 처음부터 끝까지 나홀로
4. 교통편: 이번에는 교통문제가 쉽지를 않아 영리산악회를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영리산악회를 싫어한다.
산행은 나의 페이스로 내가 쉬고 싶을 때 쉬고, 가고 싶을 때 가야 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산행시간이 뒤죽박죽이다. 영리산악회는 산행시간에 제한을 둔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에 쫓겨 산행을 하다보니 내가 의도하는 산행을 즐기지 못해 피하는 교통편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교통이 최악이고 산행시간을 고려할 때 산행후 직접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없다.
다행히 내 일정과 일치하는 안내산악회 일정이 있어 거기에 맞추어 구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5. 산행날씨: 일기예보로는 6~10도라고 했지만 실제는 해가 뜨면서 갑자기 더워진다. 그러다 보니 물도 많이 먹히게 되고.. 힘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체력이 떨어져 힘든 상황에서.
6. 비용: 버스 탑승을 위해 신갈까지의 비용에 영리산악회 회비등 약 6만원 정도에 저렴하게 다녀온다.
6. 난이도: ★★+
성삼재에서 천왕봉은 대체로 평탄하여 체력만 받쳐주면 대체로 종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천왕봉에서 중산리구간은 너덜아닌 너덜길에 무릎에 엄청한 무리가 가해진다.
7. 구간별 시간: 13시간 40분(반야봉 왕복 50분 포함)
02:50, 성삼재 출발
03:25, 노고단 고개
04:08, 피아골 삼거리
04:15, 임걸령
04:40, 노루목
05:05, 반야봉
05:29, 노루목
05:44, 삼도봉
05:59, 화개재
07:28, 연하천 대피소
08:52, 벽소령 대피소
09:53, 선비샘
10:30, 칠선봉
11:07, 영신봉
11:12, 세석 대피소
11:34, 촛대봉
12:37, 장터목 대피소
13:51, 천왕봉
15:02, 로터리 대피소
16:30, 중산리 탐방센터
8. 기타
예전에는 구례~성삼재간 버스가 있어서 접근하기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은 지역내부문제때문에 버스가 없어졌다.
그래서 동서울에서 성삼재 직행을 제외하고는 성삼재로 오려면 택시를 타야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구례역에서 4만5천원이란다.)
지역 내부 밥그릇 싸움덕에 애꿎은 등산객들만 피해를 본다. 그래봤자 피해는 구례 상인들이지 않을까?
빨리 원만히 해결되어 모두가 윈윈하는 상황을 맞기를 바란다.
성삼재 개방시간은 3시.
종주구간 내내 샘이 많아 식수를 초반 임걸령까지만 대비하면 그 이후로는 종주중에 자체적으로 해결 가능.
천왕봉에서 중산리 하산구간은 너덜지대라 자칫 무릎에 무리가 가고 발목 손상도 날 수 있다.
특히 로타리에서 중산리 구간은 최악이다.
굳이 중산리로 하산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순두륜방향을 권하고 싶다.
휴일에는 천왕봉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위해서는 한참이나 대기를 해야한다. 왠 인파들이 그리 많은 지.ㅋ
대피소의 판매물은 식수와 햇반이 전부.
간식이나 음료는 예전과는 다르게 기대할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등로는 편하고,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많이 지루했다. 처음이 아닌데..
장터목을 지나 천왕봉을 오를 때는 온 다리에 힘을 주어 다리를 옮긴다.
하체에 힘이 풀려 초반 계단을 오르기가 최악이다.
그래도 초반 계단만 오르면 그 다음은 다소 수월하다.
예전에는 그냥 암릉을 딛고 올라섰는데 지금은 정비가 되어 오르기가 나쁘지 않다.
이제 세 번째 대간길의 마지막 구간을 남겨놓고 있다.
남북진을 위해 중산리를 출발해 천왕봉을 오를 때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남진 마지막 구간을 위해 교통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개인차량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동서울로 가서 밤차를 이용해 성삼재에 도착해서 다시 중산리에서 진주 또는 원지로 해서 귀가할 것인지..
비용도 비용이지만 교통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 그냥 영리산악회를 이용해서 다녀오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도 어느정도 정리되었다고 하고, 나역시 부스터 샷에, 오미크론을 앓은 탓에 면역은 충분하리라 판단된다.
약속한 신갈에서 합류하여 화엄사를 거쳐 성삼재에 오른다.
불편한 교통길임에도 성삼재는 지리산을 담기위한 산객들로 넘쳐난다.
나 역시 채비를 하고 성삼재 대피소앞에 차단기를 열어줄 때까지 대기.
차단기는 3시에 올라간다 하지만 워낙 대기자가 많다보니 직원은 10분 전에 차단기를 올려 대기하던 산객들이 일시에 몰려 올라간다.
약 30여분을 소요한 후에 노고단고개에 도착.
국공직원께서 노고단출입통제를 하고 있다.(4시부터 예약자에 한해 개방을 한대나?)
이내 노루목이다. 여기서 한참을 고민했다.
중산리 버스대기장까지 오후 5시 반까지 도착을 하라는데 반야봉을 다녀오기엔 다소 애매하다.
그래도 한번은 다녀와야 할 듯해서 용기를 내어 반야봉으로 향한다.
노루목을 지나 약 25분만에 도착한 반야봉. 완벽하지는 않지만 해가 올라오기 전 붉은 빛이 황홀하다.
다시 노루목에 도착.
갈때는 다소 어두웠는데 그새 어둠이 걷히고 주변이 훤하다.
성삼재를 출발한 지 4시간 반전후해서 연하천대피소에 도착.
사진으로는 잘 안나타 나지만 아침 식사를 하는 산객들로 넘쳐난다.
여기서 샌드위치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벽소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연하천에 많은 산객들이 아침 식사중이다.
지루한 걸음을 보태서 어렵사리 벽소령대피소에 도착.
여기서 식수를 보충하고 이내 발걸음을 옮긴다.
영신봉을 통과하니 이어서 곧 바로 세석평전이 나타나고 그 한가운데 대피소가 나타난다.
대피소로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게 싫어 그냥 세석 대피소는 패쓰한다.
촛대봉을 통과한 지 한시간이 경과되어 능선상의 마지막 대피소, 장터목에 도착을 한다.
여기서 간단히 밥에 물을 말아 점심을 대체한다. 그래도 꿀맛이다.
아마 이번 구간의 최고 난코스.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길.
도대체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꾸역꾸역 옮긴 발거음탓에 통천문을 통과하고 이내 천왕봉에 도착을 한다.
천왕봉에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기위해 대기하는 산객들이 한참이다.
이러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싶어, 인적이 없는 정상석 뒷편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하산 결정.
이제 천왕봉에서 중산리까지만 내려가면 길고 긴 3차의 대간길을 종료된다.
법계사까지의 너덜길을 지나니 이어서 칼바위를 지나는 중산리 너덜길이 나타난다.
처음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악이다.
결국은 절름발이 걸음으로 중산리 입구에 도착.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중산리탐방안내소에 도착을 한다.
아래 식당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짐을 부리고,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땀을 씻은 뒤 신갈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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