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트레킹/별을 걷다!

설원에서의 하루~

so so 2008. 1. 29. 00:28

거의 한 달만에 갖는 산행이다.

무릎에 이상이 생겨 잠시 쉬며 치악산 겨울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치악산은 나의 방문을 시기하나 보다..

치악산 산행일을 몇 일 앞두고 감기란 친구가 목이랑 나의 코와 친구하자고 찾아왔다.

어떡하던 산행을 맞추려고 본격적으로 감기가 활동하기전에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은 일요일 드러눕고 말았다. 그 덕에 한동안 꼼짝을 못했다.

그리고 거의 이 주에 가까운 여러 모임덕분에 감기를 앓으면서 술판에 살았고, 대간 종주전날 고등학교 동문모임으로 대간 종주일 새벽까지 술판에서 허덕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체력은 바닥,,

약간은 걱정이 되었지만 든든한 후원자(?)들을 믿고 감히 대간 종주길에 몸을 싣는다.

새벽까지 못 잔 잠, 억지로 보충하려 눈을 감지만 쉽지가 않다.

한 밤중에 버스는 벌써 출발지인 안성 휴게소에 도착한다.

거의 한 달만인데 경치는 많이 달라져 있다.

주차장은 눈이 얼어붙어 매우 미끄럽다.

새벽일찍 산행대장님이 준비한 누룽지를 한그릇 비우고 간단한 몸풀기를 한다.

예전같으면 십분이상 하던 준비체조가 2~3분도 안되어 끝난다.

그동안 회원님들의 알수없는 압력(?)으로 단축에 단축을 한다.

 

어둡고 찬 새벽공기를 가르며 지난 번 내려왔던 역코스로 동엽령을 향한다.

미끄러운 길과 쌓여있는 눈이 무서워 출발전 아이젠과 스패츠를 미리 준비를 했다.

지난 번 내려올때 무릎에 심한 통증으로 많이 힘들었었는데, 오늘 오르기가 편하다.

혹시 한동안 산행을 하지않았던 몸이기에 쉽게 체력이 바닥이 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처지지 않으려 선두에 선다. 역시, 우려했던 대로 20여분 지나 몸이 많이 힘들다.

약간씩 체력안배를 하며 겨우겨우 선두와 중간그룹사이에서 힘들게 동엽령에 오른다.

도상거리는 4.6KM라 되어 있지만 그렇게 멀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무박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야간산행시에는 거리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어두운 상태라 거리감이 사라진 상태라 그런 것 같다.

바람이 없어서일까 몸에 열이 나 덥다는 생각까지 든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음 목적지인 백암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고도가 높아질 수록 점점 추위가 느껴진다.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가 정말 환상일거란 생각이 든다.

중봉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 남짓..

 

저쪽 산 등성이로 약간은 붉어 있건만 해는 떠오를 생각을 않는다.

너무 춥다. 잽싸게 자켓을 꺼내 입지만 발부터 머리끝까지 한기가 밀려온다.

정말 참기가 힘들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새해들어 대간종주에서 맞는 첫 해돋이..

모두들 발을 동동거리며 억지로 억지로 참아낸다...

산 등성이 주변으로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한다.

이내 붉어지더니 짙은 분홍빛을 발산하며 서서히 해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조금전의 어둠이 언제 그랬냐는 듯, 주변이 환해졌다.

추워 더이상 중봉에서 지체할 수 없다.

빨리 내려가자..

왔던 길 되돌려 백암봉에 도착.

다시 횡경재를 향한다.

중봉길로 인하여 뿔뿔히 흩어졌던 일행들이 가는 길에서 하나 둘씩 합류하고..

시간은 어언 8시를 넘기고, 허기가 진다.

더이상 걷기가 힘들정도로..

횡경재를 얼마 앞두고 식판을 깐다.

저녁에 준비한 국이랑 밥이 싸늘하게 식어있다.

국은 기름까지 떠,, 입에 넣기가 쉽지않다.

다른 일행들이 준비한 떡국이랑 라면의 행렬에 동참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이어 준비한 커피죽(?)으로 입가심까지 끝낸다.

횡경재에서 산행대장을 따라 선두행렬에 나선다.

허걱~

직선으로 내려꽂은 하산길을 한참..

무언가가 이상하다.

이십여분 내려갔을까?

알바다..

헉~

다리가 떨린다.

내려오기도 힘들었던 경사로를 역으로 오르기란..

제정신이 아니다.

 

위에서 기다리던 일행들.. 모두들 좋아라한다.

어찌그리 미울까~~~

눈으로 만들어진 언덕이 보인다.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설무를 만들며 즐겁게 눈장난을 한다.

시간상으로 벌써 막바지에 다다르야 하는데 이제 겨우 절반이다.

푹푹 꺼지는 눈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저기 대봉이 보인다.

벌써 길이 나뉜다.

눈때문에 길이 아닌 길을 가고 있다. 개척산행이다..

미끄러지기를 수차례 어렵게 대봉에 오르고 모든 체력이 바닥이다.

더이상 걷기가 힘들다.

어제 무리한 술자리가 드디어 효과를 발휘한다.

포기하고 쉽다. 어제 먹은 음식이랑 조금전 아침이랑 목전까지 올라와 있다.

누군가가 내미는 귤 한조각..

그것도 귀찮다..

그러나 다시 발길을 옮긴다.

이제는 내의도가 아니다. 자동이다..

 갈미봉을 앞두고 무릎에 통증이내린다.

잘 참았는데..

떨어진 체력에 무릎까지.. 모든게 최악이다..

자꾸 눈에서 미끄러진다. 아마도 체력이 바닥이 나 중심을 못잡아서 이러리라..

저너머 도로가 보이고 주차장이 보이는데..

얼마남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이리 조그만 봉우리들이 많은지..

쌓인 눈까지 합류해 정말 모든게 힘들다.

7구간 소개에서 어느 코스보다 쉽다고 한 대장이 원망스럽다.

오히려 지난 육십령에서 동엽령이 훨씬 쉽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도착한 신풍령..

너무 힘들었음에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냥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시점(산행후 이틀후)..

바보스럽게도 다음 8구간이 기다려진다.

비록 또다시 힘들어하며 패잔병 모습을 할지라도..

목표를 완수하기까지 끝까지 걷고 또 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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